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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와고에의 구라즈쿠리 이치반가이를 거닐다 보면 시간이 살며시 느려진 듯한 착각이 든다.
    거리 양옆에는 묵직한 검은색 구라즈쿠리 건축물이 가지런히 서 있고, 차분한 기와지붕과 회벽은 에도 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서민가의 풍취를 조용히 품고 있다. 오후의 햇살은 그리 눈부시지 않고, 산들바람은 처마 아래 매달린 방울과 간판 사이를 스쳐 간다. 곁에는 느긋한 걸음으로 걷는 여행자들이 있고, 귓가에는 이따금 오래된 가게의 노렌이 살랑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곳을 산책할 때는 굳이 일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모퉁이를 돌아 골목 깊숙한 곳의 도키노카네를 찾아가거나, 향긋한 구운 당고와 고구마 과자를 파는 작은 가게에 멈춰 서도 좋다. 나무 격자창과 오래된 가게를 하나씩 지날 때마다 생생한 시간의 기억을 한 장씩 넘겨보는 듯해, 그저 호흡을 늦추고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일상의 온기를 천천히 음미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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