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이자와를 방문하기에 가장 추천하는 계절을 묻는다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때는 가을입니다. 날씨가 점차 선선해지면서 산과 숲은 빨강, 노랑, 주황이 어우러진 가을옷으로 갈아입고, 마을 전체가 마치 부드러운 색으로 물든 듯합니다. 이번에 호시노야 가루이자와에 머물며 가장 놀라웠던 것은 아름다운 숙박 환경뿐만 아니라 계절에 맞춰 선보이는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온천욕과 숲 탐방부터 야외 독서까지, 하나하나가 여행에 색다른 즐거움을 더해 줬습니다.
호시노 온천 ‘톤보노유’는 제가 가 본 온천 중 가장 품격 있는 곳 중 하나인 것 같아요! 톤보노유는 공간이 아주 넓어서 이용객이 적지 않아도 붐비거나 시끄럽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근 채 커다란 통유리창 너머로 바깥의 자연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몸은 서서히 따뜻해지는데 눈앞에는 고요한 숲이 펼쳐져 있어 정말 편안했습니다.
지난번 방문했을 때는 마침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라 운 좋게 기간 한정 ‘사과탕’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온천탕에는 새빨간 사과가 하나하나 떠 있었고, 은은한 과일 향이 수증기를 따라 퍼져 마치 비현실적일 만큼 낭만적인 풍경이었습니다. 이 사과들은 아오모리 농가에서 겉모양에 흠이 있어 일반 판매가 어려운 과일을 구매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원래라면 버려졌을지도 모를 농산물에 새로운 쓰임을 만들어 주면서 온천욕에도 계절 한정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실내탕 외에도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노천탕이 있습니다. 특히 가을과 겨울에는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주변의 미세한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몸도 따뜻해지고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습니다. 제게는 단순한 온천욕이 아니라 일상에서 벗어나 완전히 아무 생각 없이 쉴 수 있는 치유의 시간에 더 가까웠습니다.
또 하나 감탄했던 체험은 바로 야생조류의 숲 Picchio였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숲 풍경을 감상하는 곳이 아니라 전문 생태 가이드 투어를 신청해 직원과 함께 숲속으로 들어가 가루이자와 특유의 새와 야생동물을 찾고, 현지 자연환경과 생태 지식도 배울 수 있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다 보니 원래는 평범해 보였던 숲도 탐험의 즐거움으로 가득한 곳이 되었습니다.
가을과 겨울에는 기간 한정으로 연못 스케이트 체험도 진행됩니다.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기온이 내려가 연못이 얼면 천연 스케이트장을 개장하며, 현장에서 스케이트화를 빌리거나 장갑 같은 용품도 구매할 수 있어 무척 편리합니다. 이번에는 정말 운이 좋게도 스케이트장 개장 시기에 맞춰 첫 체험객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 더욱 여유롭게 탈 수 있었고, 초보자도 보조 기구를 빌릴 수 있어 넘어질까 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원래 스케이트를 전혀 타지 못했던 저는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었을 때 너무 긴장한 나머지 내내 직원의 손을 꼭 잡고 놓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 연습하고 나니 보조 기구 없이도 천천히 미끄러져 갈 수 있게 됐어요~ 성취감이 정말 컸습니다! 원래는 잠깐만 체험해 볼 생각이었는데 결국 꼬박 두 시간을 즐기고 나서야 아쉬운 마음으로 떠났습니다.
‘단풍 도서관’도 놓칠 수 없는 기간 한정 프로그램으로, 여행객이 색다른 방식으로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게 해 줍니다. 이곳은 정해진 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어야 하는 일반적인 도서관과 달리 독서 공간을 야외로 옮겨 놓아 각자 취향에 맞는 자리를 고를 수 있습니다. 편안한 의자에 앉거나 동심이 가득한 해먹에 누워서 책을 읽으며 눈앞에 가득한 가을빛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특히 해먹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해먹에 살며시 몸을 누이고 천천히 흔들리면서 손에는 책 한 권을 들고, 귓가에는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리니 마치 시간마저 느려진 것 같았습니다. 가을 햇살은 따뜻하면서도 눈부시지 않았고, 살짝 서늘한 바람도 딱 좋았습니다. 주변에는 빨강, 노랑, 주황이 어우러진 단풍 풍경이 가득해 마치 자연의 황금빛 이불에 포근하게 둘러싸인 듯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