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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의 오누마 국정공원은 흰 눈이 살며시 음소거 버튼을 누른 듯하다. 홋카이도 남부에 오면 눈앞의 호수는 새하얀 눈과 얼음으로 뒤덮이고, 멀리 고마가타케는 은빛 산자락을 두르고 있다. 호수와 산의 풍경은 여름의 활기를 잃은 대신 숨을 죽이게 하는 고요함을 더한다.

    호숫가를 따라 걸으면 발밑에는 폭신한 눈이 밟히고, 귓가에는 자잘한 발소리와 정면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공기만 남는다. 크고 작은 호수 속 섬들은 여러 목조 다리로 이어져 있고, 겨울눈은 다리와 나무 끝, 호숫가를 천연 수채화처럼 그려 낸다. 가끔 고개를 들어 고마가타케를 바라보면 웅장한 산세와 새하얀 설원이 서로 어우러져, 절로 발걸음을 멈추고 눈앞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용히 감상하게 된다.

    겨울의 오누마 국정공원에는 봄의 벚꽃,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같은 화려함은 없을지 모르지만, 특유의 설국 매력으로 홋카이도의 가장 순수한 모습을 보여 준다. 찬 바람을 맞으며 호숫가를 걷다 보면 얼음과 눈의 온도뿐만 아니라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과 마주하는 여유까지 느낄 수 있다.

    홋카이도의 겨울이 한 편의 하얀 여행이라면, 오누마 국정공원은 그중에서도 가장 간직할 만한 한 페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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