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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로는 고카세강 계곡을 따라 길게 이어지고, 양옆에는 아소산 화산 폭발로 분출된 용암이 식으며 형성된 수십 미터 높이의 주상절리 현무암 절벽이 우뚝 솟아 있다. 수직으로 뻗은 암벽의 촘촘한 결은 칼과 도끼로 깎아 놓은 듯하며, 수천만 년에 걸쳐 대자연이 빚어낸 웅장한 기세를 드러낸다. 그 사이를 걷다 보면 햇살이 짙푸른 숲의 그늘을 뚫고 에메랄드빛처럼 맑고 차가운 계곡물 위로 쏟아진다.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물소리가 어우러져 걸음마다 한 폭의 그림 같다.

    고풍스럽고 우아한 신바시 다리를 지나 산책로의 핵심 전망대인 다키미다이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마나이 폭포를 멀리 바라보니 시야가 더욱 탁 트여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새하얀 물줄기가 흰 비단처럼 절벽 틈에서 짙은 녹색의 깊은 소로 곧게 떨어진다.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도 그 세차고 웅장한 기세와 신화의 고장이 지닌 아득하고 신비로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에는 유람선이 촘촘히 오가는 협곡의 수면을 내려다보니, 지금은 배가 없어 오히려 원시적이고 고요한 아름다움이 더해졌다.

    원래 2주 전, 다카치호 협곡 보트를 예약하려고 일부러 시간에 맞춰 일어나 순식간에 매진되는 표를 운 좋게 구했다. 규슈에는 여러 번 왔지만 유독 다카치호 협곡만은 계속 가 보지 못했다. 직접 노를 저어 장엄한 협곡을 지나 마나이 폭포를 향해 가며 17미터 높이의 폭포수가 곁에서 튀는 것을 느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출발 전날 수위가 너무 높아 보트 운항이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여행은 늘 다음에 다시 올 이유를 남겨 주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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