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사실 가나자와 FORUS에 신발을 사러 왔을 뿐이었다. 여행 도중 갑자기 신발 밑창이 떨어져서 신발을 바꾸지 않으면 남은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 것 같았다. 지인들에게 신발 살 만한 곳을 물어보니 종류가 많고 가격도 합리적이라며 이곳을 가장 추천해 줘서 오게 됐는데, 급한 불을 끄려고 잠깐 들어왔다가 의외로 구경할 게 정말 많은 곳이라는 걸 알게 됐다.
우선 ABC-MART 직원은 꼭 칭찬하고 싶다. 나는 발이 큰 편이라 여성화 사이즈를 찾기 어려운데, 직원이 여성화 라벨에 특정 표시가 있는 모델은 큰 사이즈까지 나온다며 그런 신발부터 찾아보라고 알려줬다. 결국 정말 잘 맞는 신발 한 켤레를 무사히 샀고, 남은 여행 내내 그 신발을 신고 다녔는데도 전혀 발이 쓸리지 않아 일정을 살릴 수 있었다.
원래는 신발을 산 뒤 대충 뭔가 먹으려고 했는데, 층별 안내를 보니 당시 큰 인기를 끌며 계속 예약하기 어려웠던 행복의 팬케이크가 이곳에도 입점해 있었다. 게다가 현장에서는 예약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어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아쉽게도 지금은 폐점해서 행복의 팬케이크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 하나 줄었다.
정말 무서운 건 신발을 사고 나서야 이 건물은 함부로 둘러보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는 점이다. 5층에는 포켓몬센터뿐 아니라 옆에 대형 캡슐토이와 이치방쿠지 코너도 있고, 무인양품, LOFT, JINS, Sanrio 등의 매장도 있다. 다른 층으로 가면 UNIQLO, KIDDY LAND, L'OCCITANE 같은 익숙한 브랜드도 만날 수 있다.
나는 포켓몬센터 옆 캡슐토이 코너에서 하마터면 빠져나오지 못할 뻔했고, 아래층에서는 또 LUSH를 발견해 어쩔 수 없이 들어가 좋아하는 샴푸 바를 더 샀다. LUSH도 면세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1층에는 스타벅스도 있었지만, 당시 마시고 싶은 한정 프라푸치노가 보이지 않아 그나마 지갑에 남은 마지막 돈은 지킬 수 있었다.
가나자와 FORUS는 가나자와역 바로 옆에 있어 교통이 매우 편리하고 브랜드도 제법 잘 갖춰져 있다. 급하게 신발 한 켤레만 사려던 내가 신발, 팬케이크, 포켓몬, 캡슐토이를 거쳐 LUSH까지 둘러보다가 건물 전체에 지갑을 탈탈 털릴 뻔한, 조금 무서운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