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자리한 교토의 ‘지온인’은 웅장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떠들썩한 관광객들에게 거의 방해받지 않는 숨은 벚꽃 명소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해 질 무렵에 찾아가 낮의 붐비는 인파를 피해 교토에서 좀처럼 누리기 힘든 고요한 시간을 만끽했습니다. 석양이 서서히 저무는 가운데 표를 구입해 안으로 들어가, 넓고 반듯한 돌계단을 따라 한 걸음씩 올라갔습니다. 사방에는 하늘 높이 솟은 고목들이 깊고 고요하게 자리하고 있었고, 초봄에 피어난 벚꽃은 선선한 저녁 바람 속에서 방문객들을 맞이했습니다. 웅장한 본당에 다다랐을 때 마침 저녁노을이 목조 전각 위로 내려앉았고, 석양의 금빛과 벚꽃의 분홍빛과 흰빛이 어우러져 꿈처럼 환상적이고 잊을 수 없는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자 봄철 한정 야간 벚꽃 조명도 불을 밝혔습니다. 은은한 조명이 고찰을 비추고, 밤하늘 아래 만개한 벚꽃을 비춰 순수하게 아름다웠습니다. 인파에 떠밀릴 필요 없이 이 신성하고 고요한 사찰에서 조용히 밤벚꽃을 올려다보며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것은 분명 교토 벚꽃놀이의 가장 황홀한 즐거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