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명성 중 하나로 꼽히는 ‘구마모토성’은 명장 가토 기요마사가 축조한 성으로, 난공불락의 석벽과 검고 중후한 천수각으로 천하에 이름을 떨쳤으며 수백 년에 걸친 전국시대 역사의 깊이가 쌓여 있다.
구마모토의 정신을 품은 이 성채는 온갖 풍파를 겪었다. 2016년 강진 이후 길고 힘겨운 복구 과정을 거쳤는데, 얼마 전 또다시 대지진의 시련을 맞았다는 소식에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이 아름다운 성이 모두의 지원 속에서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번에는 10월 해 질 무렵에 방문했는데, 마침 성 구역에서 특별 야간 관람을 진행하고 있었다. 해 질 녘의 활기찬 조카마치에서 천천히 걸으며 가지런히 번호가 매겨져 세심하게 복원된 돌들과 우뚝 솟은 성루를 바라보니, 곳곳에서 구마모토 사람들의 비할 데 없는 끈기와 장인 정신이 드러났다.
밤이 완전히 내려앉자 따뜻한 금빛 조명이 검고 웅장한 천수각을 밝혔고, 짙푸른 밤하늘 아래 더욱 신비롭고 중후하며 위엄 있게 보였다. 어둠 속 오래된 성벽 아래를 걸으며 재난을 이겨 내고 굳건히 서 있는 그 정신적인 힘에 깊은 울림을 받아 오래도록 잊기 어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