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요코하마에 오면서 일부러 산케이엔을 일정에 넣었다. 원래 일본의 고건축을 무척 좋아해서 오래된 집 한 채 한 채의 뒤에는 찬찬히 음미할 만한 역사가 숨어 있다고 늘 생각하기 때문이다.
산케이엔에 들어가 보니 일본 각지에서 이전해 온 오래된 건축물이 많았고, 일부는 에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이 건축물들은 원래 이곳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 해체하고 운반한 뒤 다시 조립해 복원한 것인데, 그 과정만 생각해도 정말 쉽지 않은 공사였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지진과 제2차 세계대전의 공습을 겪고도 이 건축물들이 보존되어 오늘날 우리가 직접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귀하게 느껴졌다. 이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노력했기에 오래된 건축물들이 지금까지 남을 수 있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뭉클했다.
일본 전통 갓쇼즈쿠리 건축을 볼 때마다 두꺼운 억새 지붕과 소박한 외관을 보며 난방이 없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냈을지 나도 모르게 상상하게 된다.
그래서 보면 볼수록 건축은 단순한 집이 아니라 당시의 기후와 지형, 생활 방식, 문화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모든 설계에는 저마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원 경관은 개인적으로 교토의 정교하고 섬세한 일본식 정원과 비교하면 산케이엔만의 정원 특색은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각지에서 옮겨온 오래된 건축물들이 더 눈길을 끌어 걸음을 멈추고 감상하게 했다.
입장료는 900엔밖에 하지 않아 비싸지 않다고 느꼈다. 우리가 갔을 때는 관광객도 많지 않아서 매표소에서 제공한 원내 지도를 들고 현장 표지판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니 꽤 여유로웠다.
이번에 산케이엔을 방문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정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가 아니라, 오랜 세월의 풍파를 겪은 이 오래된 건축물들이 아직도 온전한 모습으로 눈앞에 남아 있다는 점이었다. 직접 이 역사 속으로 들어가 서로 다른 시대의 건축과 생활 문화를 느껴볼 수 있었던 것도 여행에서 얻은 아주 특별한 수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