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몰고 아소의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다 어느 모퉁이를 돌자, 커다란 푸딩을 엎어 놓은 듯한 ‘고메즈카’가 불쑥 눈앞에 나타났다. 둥글고 귀여운 화산 원뿔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길가에는 세심하게도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몇 군데 마련되어 있어, 차를 안전하게 세운 뒤 내려서 조용히 마주 바라볼 수 있었다. 가을의 고메즈카는 인터넷에서 흔히 보던 싱그러운 초록빛을 벗고 산 전체가 황금빛 억새옷으로 갈아입은 모습이었다. 정상부의 살짝 움푹 들어간 분화구에는 아득하고 고요한 쓸쓸함의 미가 더해졌다.
여름 같은 생동감은 없었지만, 가을바람이 황금빛 억새 사이를 스칠 때 대지가 드러내는 광활함과 고독함은 오히려 더욱 깊이 와닿았다. 흔히 보던 모습과는 다른 이 가을날의 만남은 내게 더욱 황홀하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독특한 운치로 다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