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칸보
아소산은 약 27만~9만 년 전에 걸쳐 4차례의 거대한 분화로 함몰된 움푹한 지형 안에 아소 고가쿠 등의 화산이 발달한 화산군의 총칭이다. 칼데라 내부에는 철도가 달리고, 아소시·다카모리마치·미나미아소무라의 3개 지자체에 약 5만 명이 생활하는 세계 최대급의 화산 지역이다.
태풍 미크라가 지나간 뒤, 우리는 구마모토 아소의 유명한 다이칸보를 찾았습니다. 원래는 여행 책자에서 보던 드넓고 장엄한 아소 화산 외륜산 풍경을 한눈에 담을 기대를 했지만, 우리를 맞이한 것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였습니다. 구름과 안개가 얇은 비단처럼 산 전체를 감싸고, 눈앞의 풍경은 보일 듯 말 듯해서, 순간 이곳이 타이베이의 칭톈강인지 일본 구마모토의 다이칸보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하늘에서는 가느다란 이슬비가 내리고 있어, 우리는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웅장한 산맥과 초원을 볼 수는 없었지만, 대신 또 다른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망대에는 두 신상이 귀여운 쿠마몬 머플러를 두르고 있었는데, 마치 먼 길을 찾아온 여행자들을 조용히 지켜주는 듯했고, 비 내리는 여정에 따뜻함과 작은 놀라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어쩌면 다이칸보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맑은 날의 탁 트인 전망만이 아니라, 날씨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데 있는지도 모릅니다. 짙은 안개와 이슬비, 산들바람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정취는 이번 여행에 예상치 못한 감동을 더해 주었고, 기억 속 가장 특별한 구마모토의 풍경으로 남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