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히라노 신사는 따로 일정에 넣지 않았는데, 그날 마침 근처의 기타노텐만구에 갔다가 구경하며 걷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고, 그제야 히라노 신사가 교토에서 꽤 유명한 벚꽃 명소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가장 놀라웠던 점은 이곳의 벚꽃이 흔히 볼 수 있는 소메이요시노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어요. 경내에는 약 60종, 400그루 정도의 벚나무가 있고 품종마다 개화 시기도 달라서 일반적인 벚꽃 명소보다 꽃놀이 기간이 훨씬 길어요. 저희는 막바지에 갔는데도 벚꽃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제가 갔을 때는 가장 아름다운 만개 시기가 아니라서 조금 아쉬웠어요. 그래도 신사를 둘러보던 중 한 아저씨가 아주 친절하게 경내의 신성한 돌인 ‘스에히로가네’를 만져 보라고 데려가 주셨어요. 설명을 읽어 보니 자성을 띤 철질 운석/철분이 함유된 암석 계열의 신성한 돌로, 신사에서는 이를 신성한 돌이자 기원의 대상으로 모시고 있었어요. 당시에는 왜 갑자기 돌을 만지러 가게 된 건지 조금 어리둥절했지만, 이 또한 꽤 재미있는 여행의 한 장면이었어요.
히라노 신사는 규모가 아주 큰 관광 신사는 아니지만, 풍부한 벚꽃 품종과 오랜 역사만으로도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어요. 시기를 골라 올 수 있다면 역시 벚꽃철을 가장 추천해요. 특히 원래 기타노텐만구를 일정에 넣었다면 두 곳이 멀지 않아 함께 둘러보기 좋아요. 벚꽃이 만개했을 때 올 수 있다면 제가 이번에 본 풍경보다 훨씬 멋질 것 같아요.



























